No.10 · 환자경험

환자 재방문율 높이는 법

환자는 치료 결과가 아니라 경험을 기억한다 — 치료를 잘 받고도 다시 오지 않는 환자의 비밀과, 떠난 환자를 되부르는 유일한 방법에 대하여.

문석준 서울비디치과 대표원장 · Patient Funnel 창립자 10분

한 문단 요약

치료를 잘 받고도 다시 오지 않는 환자가 있다. 임상적으로 완벽했는데도 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 환자는 치료 결과만 기억하지 않는다. 그 과정의 모든 경험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경험의 대부분은 진료실 밖, 원장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만들어진다. 환자 관계 관리(PRM)는 그 보이지 않는 시간을 설계하는 일이며, 이미 떠난 환자를 다시 부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환자 관리 좀 잘하자." 원장님들이 실장님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일 겁니다. 그런데 정작 물어보면 대답이 궁해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환자 관리가 정확히 뭡니까? 뭘 어떻게 하는 게 환자 관리를 '잘'하는 겁니까? 이 정의 없이 "잘하자"만 반복되니, 실장님은 뭘 잘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혼나고, 병원은 제자리입니다. 오늘은 이 단어를 해부해 보겠습니다.

치료는 완벽했는데 환자는 왜 떠났을까

먼저 인정해야 할 불편한 사실이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치료를 받고도 다시 오지 않는 환자가 있습니다. 원장 입장에서는 억울합니다. "치료가 얼마나 잘 됐는데!" 그런데 환자의 기억을 재생해 보면 이렇습니다. 전화했더니 통화 중이라 세 번을 걸었고, 데스크에서는 이름을 두 번 물었고, 30분을 기다렸는데 아무도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았고, 치료 후에는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밤에 불안했다.

치료는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산 상품은 치료만이 아니었습니다. 환자는 치료 결과만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의 모든 경험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잔인하게도, 좋은 치료는 당연한 것으로 잊히고 나쁜 경험은 구체적인 장면으로 남습니다.

여기서 환자 관리의 진짜 정의가 나옵니다. 환자 관리란 환자 관계 관리(PRM, Patient Relationship Management) — 환자와의 관계를 관리하고 개선하기 위한 모든 활동입니다. 예약 잡고 치료 진행하는 게 아닙니다. 환자가 우리를 알게 되는 순간부터 치료 후까지, 환자가 '특별히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전 과정입니다.

관계의 사각지대는 '사이'에 있다

환자와의 관계는 네 구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나를 찾을지도 모르는 환자, 나를 만나기 전인 환자, 나를 찾은 환자, 그리고 나를 떠난 환자. 이렇게 펼쳐놓고 보면 대부분의 병원이 세 번째 구간 — 그것도 진료실 안 — 에만 전력을 쏟고 있다는 게 보입니다.

그런데 환자 경험의 승부처는 대부분 '사이'에 있습니다. 예약과 내원 사이. 진료와 다음 진료 사이. 치료 종료와 다음 불편 사이. 이 사이 시간에 환자는 병원 밖에 있고, 원장의 시야 밖에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간에 환자의 마음속에서는 신뢰와 의구심이 경합합니다. "잘한 선택일까?" "이 정도 아픈 게 정상인가?" "연락이 없네."

수술 다음 날 "밤새 불편하진 않으셨어요?"라는 문자 한 통이 하는 일이 이겁니다. 그 문자는 의학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경합 중인 저울에 신뢰의 추를 올립니다. 치료가 끝난 순간 관계가 끝나는 병원과, 문을 나선 뒤에도 관계가 이어지는 병원 — 환자가 다음에 어디로 갈지는 이 차이가 정합니다.

신뢰가 커진 환자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마찰이 줄어든다. 관계 관리는 친절이 아니라, 퍼널 전체의 유실률을 낮추는 공학이다.

떠난 40명이라는 금맥

PRM의 위력을 숫자로 봅시다. 100명이 병원을 찾아와서 70명이 치료를 시작하고 60명이 마무리하는 병원이 있다고 합시다. 참고로 이 수치는 상위권입니다. 대부분의 병원은 이보다 낮습니다.

이때 원장의 눈은 보통 앞단으로 갑니다. "100명을 120명으로 늘리자" — 마케팅입니다. 물론 유효합니다. 하지만 유실된 40명은 어떻습니까? 이들은 우리를 이미 알고, 이미 한 번 선택했던 사람들입니다. 이 40명 중 10명, 많게는 20명을 다시 부르는 것 — 이것이 PRM이 하는 일이고, 그 효과는 마케팅비 증액 이상입니다. 모르는 사람을 데려오는 비용보다, 아는 사람을 되부르는 비용이 압도적으로 싸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건 이겁니다. 광고와 브랜딩은 떠난 환자를 데려오지 못합니다. 이미 떠난 환자를 다시 부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관계입니다. 치료가 마무리돼서 떠난 환자, 개인 사정으로 떠난 환자, 서운해서 떠난 환자 —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회복하느냐가, 광고 예산 어디에도 잡히지 않는 매출을 만듭니다.

우리 병원 '사이' 점검

환자 입장에서 다음 순간에 우리 병원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아무것도 안 함"이 세 개 이상이면 재방문율은 구조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 예약 후 내원 전날 — 리마인드와 안내가 가는가
  • 큰 치료 다음 날 — 경과를 묻는 연락이 가는가
  • 치료 종료 시점 — 다음 검진의 이유와 시기를 환자가 알고 돌아가는가
  • 정기검진 시기 도래 — 리콜이 시스템으로 작동하는가, 데스크의 기억에 의존하는가
  • 치료 중단 후 3개월 — 중단 환자 목록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친절 교육으로는 안 되는 이유

이쯤에서 "그래서 직원 친절 교육을 시키면 되나요?"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아닙니다. 친절은 사람에 저장되고, 사람은 퇴근하고 퇴사합니다. 경험은 시스템에 저장되어야 합니다.

수술 다음 날 문자가 '마음씨 좋은 실장님이 기억나면 보내는 것'이라면 그건 병원의 자산이 아닙니다. 그 실장님이 나가면 사라지니까요. '수술 환자는 다음 날 오전에 경과 문자 발송'이 프로토콜로 존재하고, 누가 데스크에 앉아도 작동할 때 — 그때부터 환자경험은 병원의 자산입니다. 제가 병원을 OS(운영체계)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겁니다. 좋은 경험이 우연히 발생하는 병원이 아니라, 좋은 경험이 기본값으로 출력되는 병원.

그리고 이 설계에는 보너스가 있습니다. 관리된 관계 속의 환자는 신뢰가 커진 상태라 다음 치료의 상담이 쉬워지고, 컴플레인이 줄어들고, 직원의 감정 소모가 줄어듭니다. 앞서 쓴 소개환자 늘리는 법과도 연결됩니다 — 소개는 만족한 환자가 아니라 관계가 살아 있는 환자에게서 나오니까요. 환자경험 설계는 재방문, 상담, 소개, 직원 만족까지 한 번에 건드리는, 병원 경영에서 가장 수익률 높은 투자입니다.


마지막으로 실무 제안 하나. 거창한 CRM 프로그램 도입보다 먼저, 이번 주에 우리 병원의 '사이 지도'를 그려보십시오. 환자가 우리를 알게 된 순간부터 치료 후 1년까지, 환자와 우리의 접점을 시간순으로 전부 적는 겁니다. 그리고 접점과 접점 사이의 빈칸 — 환자가 혼자 불안해하고 있을 시간 — 을 찾으세요. 그 빈칸 중 딱 하나만 이번 달에 채우십시오. 수술 다음 날 문자 한 통이어도 좋습니다. 그 문자가 광고비 백만 원보다 확실하게, 환자를 다시 데려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환자 관리(PRM)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환자 관계 관리(Patient Relationship Management) — 환자와의 관계를 관리하고 개선하기 위한 모든 활동입니다. 예약과 치료 진행으로 끝나지 않고, 환자가 병원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치료 후까지 환자가 '특별히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전 과정입니다.

재방문율을 높이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환자가 병원 문을 나선 뒤의 접점부터 설계하세요. 관계의 사각지대는 대부분 '진료와 진료 사이', 환자가 병원 밖에 있는 시간에 있습니다. 리콜과 경과 확인을 개인의 성실함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떠난 환자도 다시 데려올 수 있나요?

가능하며, 그것이 PRM의 가장 강력한 효과입니다. 광고는 떠난 환자를 데려오지 못합니다. 이미 우리를 알고 한 번 선택했던 사람을 관계로 되부르는 비용은, 모르는 사람을 광고로 데려오는 비용보다 훨씬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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