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39 · 조직

병원 급여 체계

연봉을 올려줬는데도 나가는 이유는 연봉이 아니다 — 몰입을 측정하는 12개 문항에 연봉이 없는 이유, 팀 단위로 갈리는 점수, 승진 사다리를 부수는 전문가 트랙, 그리고 급여보다 싸고 강한 면담.

문석준 서울비디치과 대표원장 · Patient Funnel 창립자 9분

한 문단 요약

"연봉을 올려줬는데도 나갔다" — 급여는 불만족을 막을 뿐 몰입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갤럽이 8만 명의 관리자에게서 찾아낸 몰입 측정 12문항에 연봉 문항은 하나도 없다. 빠뜨린 게 아니라 상관이 없어서 뺀 것이다. 더 중요한 발견은 따로 있다 — 이 점수는 회사 단위가 아니라 팀 단위로 갈린다. 같은 연봉 테이블인데 팀마다 천지 차이가 나고, 차이를 만든 것은 직속 관리자였다. 사람들은 회사에 입사해서 관리자를 떠난다. 우리 병원을 떠난 게 아니라 우리 병원의 누군가를 떠난 것이고, 그 누군가가 원장인 경우도 있다. 그래도 급여는 설계해야 한다 — 돈 문제를 테이블에서 치울 만큼 공정한 기본급이 먼저이고, 최고의 실무자를 최악의 관리자로 만드는 승진 사다리 대신 전문가 트랙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급여보다 싸고 강한 것이 기록되는 면담이다.

"연봉을 올려줬는데도 나갔어요." 이 문장에는 억울함이 있습니다. 줄 수 있는 것을 줬는데 왜 떠났느냐는 것입니다. 답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급여는 불만족을 막을 뿐 몰입을 만들지 못합니다. 떠나는 이유가 돈이 아닌데 돈으로 막으려 했으니 매번 실패한 것입니다. 이 글은 그 이유와, 그럼에도 급여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지난 글의 인센티브가 '얹는 돈'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글은 '깔리는 돈'의 이야기입니다.

몰입 12문항에 연봉이 없는 이유

갤럽은 수십 년 동안 8만 명이 넘는 관리자를 인터뷰하며 직원 몰입을 측정해 왔습니다. 수백 개 문항 중 생산성·수익성·이직률·고객만족과 가장 강하게 연동되는 열두 개를 추렸는데, 그 열두 문항이 이렇습니다. 회사가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안다. 일을 제대로 할 자원과 장비가 있다. 매일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할 기회가 있다. 최근 7일 안에 인정이나 칭찬을 받았다. 상사나 동료가 나를 한 인간으로 아껴준다. 내 성장을 격려해주는 사람이 있다. 내 의견이 반영되는 것 같다. 회사의 사명이 내 일을 중요하게 느끼게 한다. 동료들이 질 높은 일에 전념한다. 직장에 절친한 친구가 있다. 지난 6개월간 누군가 내 발전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지난 1년간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있었다.

연봉 문항이 하나도 없습니다. 갤럽이 급여를 무시해서가 아닙니다. 데이터상 급여는 '위생 요인'이었습니다 — 불만족을 막을 수는 있지만 몰입을 만들지는 못하는 것. 몰입을 만드는 것은 기대의 명확함, 강점의 발휘, 인정, 성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순서가 있습니다. 첫 두 문항 — 기대가 명확한가, 자원이 있는가 — 이 무너진 팀에서는 어떤 상위 활동도 효과가 없습니다. "나에게 뭘 기대하는지 모르겠다"는 직원에게 워크숍과 비전 특강은 소음입니다.

회사가 아니라 팀 단위로 갈린다

더 중요한 발견은 따로 있습니다. 이 열두 문항의 점수가 회사 단위가 아니라 팀 단위에서 갈렸다는 것입니다. 같은 회사, 같은 복지, 같은 연봉 테이블인데 팀마다 천지 차이가 났습니다.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느냐. 직속 관리자였습니다. 그래서 이 문장이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회사에 입사해서 관리자를 떠난다."

병원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그 직원은 우리 병원을 떠난 게 아니라 우리 병원의 누군가를 떠난 것입니다. 실장일 수도 있고, 선배일 수도 있고 — 그 누군가가 원장님인 경우도 있습니다. 연봉으로 붙잡으려던 시도가 실패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떠나는 이유가 관계와 성장인데 돈으로 막으려 했으니까요. 이직을 결심하는 사람이 따지는 것은 적합, 가족, 자유, 재산, 재미 다섯 가지이고, 연봉은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회사에 입사해서, 관리자를 떠난다.

그래도 급여는 설계해야 한다 — 두 가지 조건

여기까지 읽고 "그러니까 급여는 중요하지 않다"로 가시면 안 됩니다. 정반대의 조건이 두 개 있습니다. 첫째, 기본급이 공정하지 않으면 위의 모든 논의는 무효입니다. 급여가 불만의 원천이면 직원의 관심사는 돈에 고정되고, 열두 문항은 시작조차 되지 않습니다. 순서는 명확합니다 — 돈 문제를 테이블에서 치울 만큼 충분히, 공정하게 준 다음 돈 이외의 것을 설계하는 것. 여기서 '공정'은 액수보다 기준의 투명성입니다. 왜 이 사람이 이 급여인지 본인과 동료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없으면, 액수가 얼마든 불공정으로 수신됩니다.

둘째, 승진 사다리를 부수십시오. 통념의 사다리에서는 일을 잘하면 관리자로 승진합니다. 그 결과 최고의 실무자를 잃고 최악의 관리자를 얻는 비극이 반복됩니다. 최고의 상담가가 반드시 좋은 실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담의 재능과 관리의 재능은 다른 재능이기 때문입니다. "10년차한테 실장 하라니까 싫대요, 야망이 없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 야망이 없는 게 아니라 승진 말고는 성장할 길이 없다는 신호입니다. 그 거절은 오히려 정확한 자기 인식일 수 있습니다.

대안은 전문가 트랙입니다. 관리자가 되지 않아도 존경과 보상이 커지는 경로. 15년차 최고 상담가가 신임 실장보다 급여가 높을 수 있는 체계, '수석'이나 '마스터' 같은 실무 전문가 직급, 숙련 수당, 신입 교육 전권. 의료는 원래 실무 전문성의 세계입니다. 임상 20년차의 손과 판단은 그 자체로 자산이지 관리직으로 승진해야 완성되는 미완성품이 아닙니다. 문제는 병원의 급여·직급 체계가 그 자산을 인정할 언어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고, 그 언어를 만드는 것이 급여 체계 설계의 핵심입니다.

급여 체계 점검

우리 병원의 급여·직급 체계를 다음 다섯 항목으로 확인해 보십시오.

  • 왜 이 사람이 이 급여인지, 본인과 동료가 납득할 기준이 문서로 있는가
  • 관리자가 되지 않고도 급여와 직급이 오르는 경로(전문가 트랙)가 있는가
  • 최고의 실무자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맞지 않는 관리직'과 '성장이 멈춘 채 떠나기' 둘뿐은 아닌가
  • 열두 문항 중 첫 두 개 — 기대의 명확함, 자원 — 가 직원마다 채워져 있는가
  • 직원 1인당 연 4회, 기록되는 개별 면담을 하고 있는가

급여보다 싸고 강한 것 — 기록되는 면담

마지막입니다. 갤럽이 관찰한 위대한 관리자들은 직원 1인당 연 4회 이상, 회당 1시간 가까운 개별 면담을 했습니다. 그들은 이 시간을 비용이 아니라 관리의 본체로 여겼습니다. 면담의 문법도 공통이었습니다. 지난 분기의 실수 목록을 읽는 '과거의 재판'이 아니라, 강점이 드러난 장면을 찾아 다음 분기에 그 강점을 더 쓸 자리를 함께 설계하는 '미래의 배치 회의'. 질문의 순서는 이렇습니다 — "요즘 어떤 일이 제일 재미있어요?" "어떤 일이 제일 소모돼요?" "다음 분기에 뭘 더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뭘 치워주면 돼요?"

그리고 기록했습니다. 다음 면담은 그 기록에서 시작됩니다. "지난번에 리콜 통계 쪽을 더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해보니 어때요?" 이 한 문장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강력합니다 — 당신의 말이 기억되고 있고, 당신의 성장이 관리되고 있다는 것. 열두 문항 중 "내 성장을 격려해주는 사람이 있다"와 "지난 6개월간 누군가 내 발전에 대해 이야기해줬다"를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이 기록된 면담의 반복이었습니다. 연봉 인상 한 번의 비용으로 이 면담을 몇 년 할 수 있는지 계산해 보십시오.


정리하겠습니다. 연봉을 올려줬는데도 나간 것은 떠나는 이유가 돈이 아니었기 때문이고, 그 사람은 병원이 아니라 병원의 누군가를 떠난 것입니다. 이번 주에 하나만 하십시오 — 위의 열두 문항을 익명 설문 한 장으로 만들어 전 직원에게 돌리는 것. 점수가 낮은 문항이 곧 이직의 예고편이고, 그 문항을 올리는 데 드는 돈은 대부분 0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연봉을 올려줬는데 왜 나가나요?

급여는 불만족을 막을 뿐 몰입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갤럽이 수십 년간 직원 몰입을 측정해 온 12개 문항에 연봉 문항이 하나도 없는 것은 빠뜨린 게 아니라 상관이 없어서 뺀 것입니다. 몰입을 만드는 것은 기대의 명확함, 강점의 발휘, 인정, 성장이었고, 이 점수는 회사가 아니라 팀 단위로 갈렸습니다. 사람들은 회사에 입사해서 관리자를 떠납니다. 그 직원은 우리 병원이 아니라 우리 병원의 누군가를 떠난 것이고, 떠나는 이유가 돈이 아닌데 돈으로 막으려 했으니 실패한 것입니다.

그러면 급여는 중요하지 않다는 뜻인가요?

정반대입니다. 기본급이 공정하지 않으면 몰입에 대한 모든 논의가 무효가 됩니다. 급여가 불만의 원천이면 직원의 관심사는 돈에 고정되고 그 위에 무엇을 쌓아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순서가 핵심입니다 — 돈 문제를 테이블에서 치울 만큼 충분히, 그리고 왜 이 사람이 이 급여인지 본인과 동료가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기준으로 준 다음, 돈 이외의 것으로 몰입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10년차 직원이 실장 자리를 거절합니다. 야망이 없는 건가요?

야망이 없는 게 아니라 승진 말고는 성장할 길이 없다는 신호입니다. 최고의 실무자를 관리직으로 올리면 최고의 실무자를 잃고 최악의 관리자를 얻습니다 — 상담의 재능과 관리의 재능은 다른 재능이기 때문입니다. 그 거절은 오히려 정확한 자기 인식일 수 있습니다. 대안은 전문가 트랙입니다. 관리자가 되지 않아도 급여와 직급이 오르는 경로 — 15년차 상담가가 신임 실장보다 급여가 높을 수 있는 체계, 수석·마스터 같은 실무 직급, 숙련 수당, 신입 교육 전권 — 를 만들면 깊이도 보상되고, 깊이가 남습니다.

연봉 올려줘도 나가는 이유, 구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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