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94 · 조직

병원 인재상 만들기

가장 비싼 직원은 무능한 직원이 아니라 원장에게만 잘하는 유능한 직원이다 — 세 미덕의 곱셈, 둘만 가진 세 유형, 위에서는 안 보이고 아래에서는 다 보이는 것, 그리고 원장이 먼저 받는 채점.

문석준 서울비디치과 대표원장 · Patient Funnel 창립자 9분

한 문단 요약

팀워크 연구로 알려진 한 경영 컨설턴트는 팀을 강하게 만드는 사람의 조건을 세 단어로 줄였다 — 겸손, 갈망, 그리고 자기 말과 행동이 남에게 어떻게 닿는지 아는 대인 감각. 셋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이다. 하나가 비면 결과가 무너지고, 채용 실패는 대부분 셋 중 둘을 가진 매력적인 사람에게서 일어난다. 갈망과 대인 감각은 있는데 겸손이 없는 유능한 정치가는 원장 앞에서는 헌신적인 에이스, 후배에게는 공을 가로채는 선배다. 위에서는 안 보이고 아래에서는 다 보인다. 겸손과 대인 감각은 있는데 갈망이 없는 사람은 모두가 좋아하지만 시킨 만큼만 하고, 겸손과 갈망은 있는데 대인 감각이 없는 사람은 선의로 사고를 친다. 처방도 다르다 — 셋째는 코칭이 가장 잘 듣고, 둘째는 갈망을 꺼뜨린 원인부터 보고, 첫째는 결단을 미루지 않는다. 평가는 인상이 아니라 행동 증거로 하고, 채점은 원장 자신부터 받는다. 최종 면접에서 이 기준을 미리 말해 두면 첫 피드백은 배신이 아니라 약속의 이행이 된다.

"원장님 앞에서는 정말 성실한 직원이에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 사람 밑으로 들어온 신입이 계속 나가요." 한 원장님이 털어놓은 고민입니다. 실력도 좋고, 눈치도 빠르고, 원장이 부탁하면 누구보다 빨리 움직입니다. 그래서 원장은 그 직원을 믿습니다. 그런데 신입들의 퇴사 면담에서는 이상하게 같은 이름이 흐릿하게 맴돕니다. 아무도 직접 말하지는 않습니다.

팀이 무너지는 구조를 연구해 온 한 경영 컨설턴트는 그 후속작에서 이런 질문에 답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팀을 되게 만드는가. 그의 답은 세 단어입니다. 그리고 이 세 단어의 진짜 힘은, 둘만 가진 사람을 분류할 때 드러납니다. 병원의 채용 실패담 대부분이 그 분류 안에서 정확히 설명됩니다.

겸손, 갈망, 대인 감각 — 세 가지는 곱셈이다

첫째는 겸손입니다. 저자는 겸손을 자신을 낮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생각 자체를 덜 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공을 나누고, 팀의 성공을 자기 성공보다 앞세우고, 실수를 방어 없이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주의할 것은 조용하고 수줍은 것과 겸손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일 수 있습니다.

둘째는 갈망입니다. 시켜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음 일을 스스로 찾는 힘, "제 일이 아닌데요"로 경계를 긋지 않는 태도입니다. 다만 일과 팀의 성공을 향한 갈망은 건강하고, 지위와 보상만을 향한 갈망은 위험합니다. 셋째는 대인 감각입니다. 지능이 아니라 자기 말과 행동이 남에게 어떻게 닿는지 아는 감각입니다. 지금 농담할 때인지, 이 말을 회의에서 할지 따로 할지, 환자분의 표정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 것. 셋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이라서, 두 개가 아무리 강해도 하나가 비면 결과가 무너집니다.

가장 위험한 사람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 둘을 가진 사람이다.

둘만 가진 세 사람

첫 번째 유형은 유능한 정치가입니다. 갈망과 대인 감각은 있는데 겸손이 없습니다. 야망 있고 눈치도 빠르지만 그 모든 것이 자기 이익을 향합니다. 문제는 발견의 시차입니다. 대인 감각이 좋기 때문에 위를 향해서는 겸손을 완벽하게 연기합니다. 원장 앞에서는 헌신적인 에이스, 동료와 후배에게는 공을 가로채고 줄을 세우는 선배. 원장이 진실을 알게 될 즈음엔 이미 신입이 여럿 떠난 뒤입니다. 저자는 가장 비싼 직원은 무능한 직원이 아니라 유능하지만 겸손이 없는 직원이라고 말합니다. 원장이 그의 유능함에 기대는 사이 결단은 미뤄지고 팀의 신뢰는 조용히 부식됩니다.

두 번째는 사랑스러운 게으름뱅이입니다. 겸손과 대인 감각은 있는데 갈망이 없습니다. 성격 좋고 분위기를 살려서 모두가 좋아합니다. 다만 딱 시킨 만큼만 합니다. 해를 끼치지 않으니 방치되지만, "저 선배도 저 정도 하는데"의 기준점이 되어 팀의 수준을 조용히 끌어내립니다. 세 번째는 뜻하지 않은 훼방꾼입니다. 겸손과 갈망은 있는데 대인 감각이 없습니다. 성실하고 이타적인데, 환자 앞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회의에서 동료를 무안하게 만들고, 선의로 남의 일에 끼어들어 혼란을 만듭니다. 악의가 없으니 미워할 수 없고, 그래서 피드백이 미뤄집니다.

이 분류는 진단만이 아니라 대화의 언어를 줍니다. 문제 직원에 대한 고민은 대개 "뭔가 이상한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에서 곪습니다. "그 직원은 갈망과 대인 감각은 좋은데 겸손이 부족하다"는 문장은 막연한 불편함을 다룰 수 있는 과제로 바꿉니다. 같은 저자가 팀이 무너지는 구조를 다룬 이야기는 병은 1층에서 시작된다는 글에 정리했습니다.

위에서는 안 보이고 아래에서는 다 보인다

정치가를 알아보는 방법에 대한 저자의 답은 분명합니다. 리더의 눈이 아니라 동료와 후배의 눈으로만 판별할 수 있습니다. 원장에게만 잘하는 직원을 경계하십시오. 원장이 없는 자리에서의 평판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합니다. 직원이 다섯 명인 병원이라면 거창한 다면 평가가 아니어도 됩니다. 신입에게 석 달째에 "누가 가장 도움이 됐어요?"라고 묻는 것, 퇴사하는 직원과 반드시 30분 정직한 면담을 하는 것, 점심시간의 대화 흐름을 지켜보는 것. 작은 조직은 데이터가 적은 대신 해상도가 높습니다. 볼 의지만 있으면 다 보입니다.

채용 단계에서도 같습니다. 대인 감각은 질문보다 관찰로 드러납니다. 면접 전 대기실에서 데스크 직원을 어떻게 대했는지, 면접관이 말을 끊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겸손은 "가장 중요한 성취"를 말할 때 나와 우리의 비율에서 들립니다. 갈망은 "열심히 하겠습니다" 같은 미래형 다짐이 아니라 과거의 구체적인 행동으로만 확인됩니다. 면접 평가지에 "느낌이 좋았다"는 칸을 지우고 세 칸마다 구체적인 행동 증거를 적게 하십시오. 질문을 어떻게 파고들지는 다섯 직장의 패턴은 꾸밀 수 없다는 글과 함께 쓰시면 됩니다.

저자가 덧붙이는 안전장치가 하나 있습니다. 최종 면접에서 미리 말해 두는 것입니다. "저희는 겸손하고, 일에 갈망이 있고, 동료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과 일합니다. 입사 후 이 기준과 다른 모습이 보이면 저는 그것을 이야기할 겁니다. 괜찮으시겠어요?" 이 한마디는 기준에 자신 없는 후보를 스스로 물러서게 하고, 입사한 사람에게는 첫 피드백이 배신이 아니라 약속의 이행이 되게 합니다. 그리고 직무마다 세 미덕의 무게는 다릅니다. 상담실장은 환자분의 작은 표정을 읽는 대인 감각이, 진료 보조 신입은 배우려는 갈망이, 팀장은 공을 팀에 돌리는 겸손이 특히 중요합니다. 우리 병원 직무별로 무게를 한 줄씩 적어 두십시오.

이번 주 실행 — 세 단어를 공용어로

새 기준을 신입에게만 적용하는 순간 그 기준은 죽습니다.

  • 원장 혼자 30분, 함께 일했던 가장 좋았던 직원 셋과 가장 힘들었던 직원 셋의 공통점을 적고 세 단어와 겹치는지 본다
  • 면접 평가지를 겸손·갈망·대인 감각 세 칸으로 바꾸고 칸마다 행동 증거를 필수로 적게 한다
  • 팀 회의에서 세 단어를 먼저 소개한다 — 평가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의 언어로
  • 입사 석 달 된 직원에게 "누가 가장 도움이 됐어요?"를 묻고 답을 기록한다
  • 원장 자신의 세 미덕 점수와 근거를 적고, 믿는 실장 한 명에게 보여 주며 의견을 청한다

기존 팀에 적용하는 순서 — 원장부터

저자는 이 세 단어를 채용 필터로만 쓰면 절반만 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머지 절반은 기존 팀의 진단과 성장입니다. 그리고 처방은 유형마다 다릅니다. 대인 감각이 부족한 훼방꾼은 코칭이 가장 잘 듣습니다. "아까 회의에서 그 말은 이렇게 들렸을 수 있어요" 같은 구체적인 상황 피드백을 반복하면 됩니다. 이미 고치려는 갈망과 겸손이 있기 때문입니다. 갈망이 없는 직원은 먼저 원인을 보십시오. 처음부터 없었는지, 아니면 성장 경로가 없고 인정이 없어서 꺼졌는지에 따라 처방이 완전히 다릅니다. 겸손이 없는 정치가에게는 공을 가로챈 그날, 구체적인 사건으로, 개선 기한과 함께 다뤄야 합니다. "태도가 문제야"는 육성이 아니라 낙인입니다. 결별은 이 과정을 정직하게 돌린 뒤의 결론일 때만 정당합니다.

마지막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자는 리더가 보여 주지 않는 미덕을 조직에 요구하는 것은 위선이 아니라 그냥 무효라고 말합니다. 원장이 회의에서 자기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직원에게 겸손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원장이 자기 점수를 먼저 적고 실장에게 의견을 청하는 행동이, 이 세 단어가 병원의 문화가 되기 시작했다는 가장 강한 신호입니다. 강점에 맞는 자리를 찾는 일은 약점을 고치는 데 쓰는 시간은 대부분 낭비다라는 글과 이어집니다.


정리하겠습니다. 팀을 강하게 만드는 사람은 겸손하고, 일에 갈망이 있고, 자기 말이 남에게 어떻게 닿는지 아는 사람입니다. 셋은 곱셈이라 하나가 비면 무너지고, 가장 위험한 것은 둘을 가진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원장에게만 잘하는 직원은 아래의 눈으로 확인하고, 평가는 인상이 아니라 행동 증거로 하고, 이 세 단어를 팀의 공용어로 만드십시오. 그리고 채점은 원장 자신부터 받으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원장 앞에서는 잘하는데 동료들과 문제가 있는 직원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요?

원장의 눈만으로는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갈망과 대인 감각은 좋은데 겸손이 부족한 사람은 위를 향해서는 겸손을 잘 연기하기 때문입니다. 원장이 없는 자리의 평판을 들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드십시오. 입사 석 달 된 직원에게 누가 가장 도움이 됐는지 묻기, 퇴사자와 반드시 정직한 면담하기, 신입들의 퇴사 사유에 같은 이름이 반복되는지 보기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문제가 보이면 공을 가로챈 그날 구체적인 사건으로, 개선 기한과 함께 다루는 것이 원칙입니다.

성격 좋고 다들 좋아하는데 일을 딱 시킨 만큼만 하는 직원은요?

겸손과 대인 감각은 있지만 갈망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해를 끼치지 않아 방치되기 쉽지만 팀의 기준점이 되어 전체 수준을 조용히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먼저 갈망이 원래 없었는지, 아니면 성장 경로가 보이지 않거나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지쳐서 꺼졌는지를 확인하십시오. 후자라면 역할 조정이나 새로운 책임, 구체적인 인정으로 살아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다면 기대치를 분명히 말하고 정해진 기간 안에 함께 확인하는 정직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작은 병원에서 이런 기준을 도입해도 될까요?

작은 병원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한 사람이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거창한 평가 제도가 아니어도 됩니다. 면접 평가지를 겸손, 갈망, 대인 감각 세 칸으로 바꾸고 칸마다 행동 증거를 적게 하는 것, 팀 회의에서 세 단어를 우리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으로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그리고 원장이 먼저 자기 점수와 근거를 적어 실장에게 보여 주며 의견을 청하십시오. 원장이 보여 주지 않는 미덕은 직원에게 요구해도 자리 잡지 않습니다.

세 단어가 공용어인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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